천하의 네이버도 어쩔 수 없는 순간이 있다.
저번 주 금요일, 내가 아는 사람이 음악하나가 필요하다해서 네이버 뮤직에서 마일리지로 하나 받으려 하고 있었다. 근데,
응 ? 왜 분명 1530원이 있는데 왜 없다고 나오지? 이상해서 고객센터에 때려 넣었다.
근데 한 3일이 지난 뒤에야 답변 메일이 왔다.
흠… 하긴 이런 에러가 다른 곳에서도 났더라면 진작 고쳐졌을 텐데… 한 번 전화로 문의해서 원격지원을 받아보기로 했다.
상담원 : (회사내 고객 응대 규정에 따른 인삿말)안녕하십니까. 네이버 마일리지 고객 상담원 ㅇㅇㅇ(남자였는데 이름이 기억이 안 난다.)입니다.
나 : 네 안녕하세요. 네이버 마일리지 결제에 대해서 문의를 했는데요
상담원 : 네.
나 : 자꾸 잔액이 있는데도 잔액이 없다고 나와서요 아이디는 ami666이고…
(뭐 여러가지 대화가 있지만 중략)
상담원 : 네. 저희쪽에서 오류 재현이 되지 않아서 원격 지원을 통해서 확인해야 할 것 같아요.
나 : 네
상담원 : 지금 저희가 원격 지원 가능할까요?
나 : 네. 지금 켜놨습니다.
상담원 : 네 그 밑에 접속 확인 번호 입력하는 부분있죠? 거기에 (숫자 6자리)를 입력하여 주시고 접속을 눌러주세요.
나 : 네
그리고 잠시뒤 화면이 검은색으로 변하면서 하단 우측에 빨간색 글씨로 Screen Sharing이라고 뜬다.
이내 상담원이 마우스를 움직여서 네이버 뮤직에 접속한다.
상담원 : 본인인증 해주세요
나 : 네
결제전 나오는 본인 인증 로그인 창에서 로그인을 하고 바로 상담원이 직접 결재 수단에서 마일리지를 선택한다.
근데 똑같은 오류가 발생한다.
상담원 : 음… 안 되네.
그리고는 내 동의를 구한뒤 IE설정을 이리저리 만져본다.
상담원 : 전에도 이런 고객분이 계셔서 이렇게 설정을 해서 해결했거든요.
라고 말하지만 설정을 끝낸 후 다시 결재 시도하지만 역시 안 된다. 그리고는 역시 고급 설정등에서 (참고로 내 컴퓨터 IE는 영어버전임) 힘겹게 설정항목을 찾아 다르게 설정해본다.
상담원 : 저는 지금 “(IE고급 설정항목)”이라는 걸 찾고 있는데요.
내가 직접 찾아준다.
나 : 여기 이거 말씀이세요?
상담원 : 아,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시 시도하지만 역시 실패. 적잖게 당황한 듯한 상담원은 도움도 되지 않는 도움말 버튼을 연신 클릭하며 커서를 이리저리 왔다갔다 한다. 결국
상담원 : 네. 일단 저희 개발팀에 알아보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동의를 얻은 후 스크린샷 촬영)
나 : 네.
그리고 몇 시간뒤
상담원 : 안녕하십니까 네이버 마일리지 고객센터 인데요, 저희가 오류 재현이 안 되어서 다음 주 월요일에 다시 전화드려도 될까요?
나 : 네. 괜찮습니다.
상담원 : 네. (양해를 구하고 자신의 이름을 다시 말한뒤 끊음)
그리고 월요일 저녁
상담원 : 안녕하세요 네이버 마일리지 고객센터 고객 상담원 ㅇㅇㅇ 입니다.
나 : 네. 안녕하세요.
상담원 : 죄송합니다. 개발팀에서 계속 확인중이지만 오류가 재현되지 않고 있습니다 ㅜㅜ
나 : 아뇨. 괜찮습니다.
그리고 화요일
상담원 : 안녕하세요 네이버 마일리지 고객센터 고객 상담원 ㅇㅇㅇ 입니다.
나 : 네. 안녕하세요.
상담원 : 개발팀에서 도저히 재현이 안 되어서 개발팀에서 직접 원격 지원을 하고자 하는데 오늘 저녁에 가능하십니까?
나 : 네, 가능합니다.
상담원 : 그러면 저희 개발팀에 연락해서 그때 원격 지원하도록 전달하겠습니다.
나 : 네. 수고하세요.
그리고 몇 시간 뒤
상담원 : 안녕하세요 네이버 마일리지 고객센터 고객 상담원 ㅇㅇㅇ 입니다.
나 : 네.
상담원 : 죄송합니다. 개발팀에서 원격 지원에 필요한 IP할당이 늦어져서 오늘은 안 되고 혹시 내일 가능할까요?
나 : 네. 좋습니다.
그리고 수요일
나 : 이제 개발팀이 직접 나설 차례인가?!
하지만 그날 전화는 오지 않았다.
목요일
왜 연락이 안 왔는지 알아보기 위해 직접 마일리지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보았다.
상담원 : (이번엔 여자가 받는다)안녕하십니까. 네이버 마일리지 고객 상담원 ㅁㅁㅁ입니다.
나 : 네. 수고많으십니다.
상담원 : 감사합니다.
나 : 제가 … (여차여차 상황설명) …
상담원 : 죄송합니다. 고객님. (얼핏 들은 것 같지만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는 듯)저희가 재현을 하고있지만 잘 안 되고 있습니다. 조금 있다가 전화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나 : 네.
그리고 몇 시간뒤
상담원 : (반가운 그 남자 상담원 목소리)안녕하세요 네이버 마일리지 고객센터 고객 상담원 ㅇㅇㅇ 입니다.
나 : 네. 수고 많으십니다.
상담원 : 네. 어제 저희 개발팀에서 연락을 드렸었는데요, 바쁘셨는지 어떤 이유때문에 연락이 안 되었다고 하시더라구요.
나 : 네? 제 폰에는 전화가 안 왔는데요?
상담원 : 아, 그렇습니까?
나 : 혹시 어느 번호로 거셨나요?
상담원 : 010-XXXX-XXXX로 전달해드렸는데요.
나 : 아하, 그거 옛날 번호인데 수정하는 걸 깜빡했네요. 010-0000-XXXX으로 걸으셔야 합니다.
상담원 : 그렇군요. 개발팀에 다시 한 번 전달해서 오늘 내로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나 :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시 몇 시간뒤 031(경기도 지역번호)로 전화가 온다.
개발자 : 안녕하세요. 네이버 입니다.
나 : 네.
개발자 : 저희가 한번 원격 지원을 위해 문자로 URL하고 번호를 전송해드릴 겁니다. 해당 주소로 접속하셔서 번호를 입력하신 뒤 확인을 눌러주십시오.
나 : 네.
개발자 : 문자를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문자를 보내지만 스펨메시지 함에 들어가서 나는 잠시 왜 문자가 안오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문자로 전송된 주소를 보니 전에 상담원에게 원격 요청할때 그 페이지다. 번호를 입력하고 확인을 누르고 잠시 기다린다.
한 참뒤 마우스가 움직인다. 개발자는 메모장을 켜고 나와 대화한다.
개발자 : 잘 보입니까?
나 : 네.
그리고 마찬가지로 인증을 거친 후 오류를 보여준다.
개발자 : 혹시 크롬에서 시도해보시겠습니까?
크롬을 켜고 해보니 아주 잘 된다.
개발자 : 여기서 되는 것 봐선 브라우저 설정 문제 같습니다. 브라우저 설정을 초기화 시켜도 될까요?
나 : 네.
그리고는 이것저것 계속 초기화 시킨다. 개발자가 무언가를 찾는 것 같지만 브라우저의 모든 설정 항목이나 메뉴가 영어라서 그런지 잘 못찾다가 기능을 찾더라도 망설이다가 그냥 ‘Annuler(취소)’를 눌러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다시 시도하지만 역시 실패다.
개발자는 당황했는지 연신 브라우저에 내장된 디버그 툴과 도움도 되지 않는 도움말을 계속 클릭한다. 디버그 툴에선 아무런 에러메시지도 표시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자 결국 개발자는 나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개발자 : 혼돈의 카오스네요.(진짜로 이렇게 말함)
나 : 제 컴터가 무슨 연구대상이라도 되는 것 같네요;
개발자 : 혹시 Active X나 그런 것 설치한 것 어떤 것 있습니까?
나 : 네이버 툴바나, 정부 홈페이지 들어가면 나올 법한 것들하고 다음 클라우드 외에는 없습니다.
개발자 : 제가 찾아서 지워도 될까요?
나 : 네. 그러세요.
그리고 개발자는 제어판에 들어가기 위해 시작 버튼을 눌러본다.
[이건 또 뭥미?! e위에 점은 왜 찍혀있는거?]
개발자는 순간 페닉에 빠진 것 처럼 시작메뉴를 눌러보자마자 바로 닫고 조금 있다가 다시 바로 아래에 검색에서 ‘control…’을 입력하기 시작했다. (참고로 영문 윈도에서는 제어판이 ‘Control Panel’로 표기되어 있다.) 그리고 검색해서 찾아 들어갔는데
?!
개발자 : 여긴 누구? 나는 어디?
(참고 – Contrôle parental : 자녀보호)
사실 저기서 ‘Page d’accueil du panneau de configuration’을 클릭하면 바로 제어판 화면으로 이동 할 수 있다. 근데 개발자는 창이 띄어진 순간 마우스로 방황하다가 창을 닫아버린다.
개발자는 다시 한 번 호흡을 가다듬고 시작 메뉴에 일일이 마우스를 갖다 대본다. 마우스를 갖다대면 시작메뉴 위에 해당 아이콘이 뜬다. 제어판 아이콘이 뜨자마자 개발자는 그걸 눌러 제어판으로 들어갔다.
개발자 : 괜찮아! 여기는 아이콘이 있어!
그리고 프로그램 및 기능(Programmes et fonctionalités)을 찾아 클릭하고 목록을 한참 보더니…
개발자 : 죄송합니다 ㅜㅜ 설정도 초기화해보고, 별 이상한 프로그램도 발견 못 했습니다.
나 : 아뇨. 늦은 시간까지 수고 많으신데, 이렇게 봐주시는 것도 감사합니다.
결국 미해결
개발하시는 분 친절하신데, 내가 좀 잘 못 대한것 같다.
당분간은 그냥 다른 브라우저에서 쓰는 방법밖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언어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내가 도와줬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해 이자리를 빌어 개발자에게 사과를 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