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본 센팁 1201WD 구매기
세상에… 첫 테블릿 뱀부 구매한지 1년이 되었지만 그림실력은 늘지도 않았는데 고가의 액정 테블릿이라니…
하 루 중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간이 약 2시간 남짓 정도 밖에 안 되지만 그래도 뱀부로 계속 그리고 있었는데, 어느날 모니터 큰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서(이전 모니터는 19인치 와이드, 1440 x 900) 27인치 초고해상도 모니터(2560 x 1440)를 구매했다. 문제는 거기서 부터 시작되었다.
모니터 바꾸고 나서 도저히 그림이 그려지질 않는 것이다. 바꾸기 전에는 직접 바탕화면도 한 두어개 그려서 썼을 정도로 그려댔는데 바꾸고 나서부터는 너무 이질감이 크게 느껴져서 도저히 그려지지 않는 것이었다. (근데 그 대안으로 왜 액정테블릿을 생각해냈는지 나도 의문)
그렇게 한 3~4개월을 고민했다. 그림은 그리고 싶은데 그냥 배우는 단계의 취미인데 굳이 100만원을 웃도는 액정테블릿을 구매할 필요가 있을까 라면서 (나름)심각하게 고민했다.
체험하고 사는 것이 좋지만 여긴 경남, 서울에 까지 체험하러 5시간 걸려서 갈 순 없지.
Q : “굳이 그거 아니어도 인튜오스나 뱀부로도 그림 잘 그리는 사람 많은데 왜 그걸 자꾸 사려는 거임?”
A : “잘 그리길 바라는 건 아냐. 그냥 편할 것 같아서”
실제로 테블릿 사용하면서 짜증났던 것이 선 잘못 그어질때가 많고, 그럴때마다 상당히 귀찮다는 것이다. (물론 Ctrl+z만 하면 바로 지워지지만 말이다.) 나도 실수를 줄이는 연습을 해야겠지만….
어 쨌든 그렇게 고민하다보니 어느새 사용기를 검색해서 읽고 있다. 처음에는 한본센팁이 아닌 신티크를 보고 있었다. 신티크는 다 좋은데 발열 있고, 색감 별로고… 그러다보니 나중에 센팁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센팁은 보니 하드웨어 성능은 신티크보다 뛰어나고 가격도 더 착한데 다만 소프트웨어가 엿 같다. 여튼 그렇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구매.
도착하고 회사 일과 마치자마자 내 맥북에 쓰기로 했다.
– 맥북에서의 사용
일단 맥 사용자가 올린 사용기를 보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 2가지가 있는데,
1. 테블릿 환경설정 프로그램이 안 켜지는 문제
2. 몇분 간격으로 POWER LED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자기 혼자 몇 초간 쉬는 문제
나는 위와 같은 문제를 전혀 겪지 않았다.
나 는 테블릿 연결하기 전에, 맥북에 바로 드라이버 부터 설치했다. 그리고 환경설정 프로그램을 실행하는데 켜지다가 혼자 꺼지는 것이었다. 해결방법을 보니 레퍼드에서 라이온으로 업글했을 시 발생하는 문제로, 포맷 후 라이언으로 클린설치시 해결된다고 한다. 하지만 게으른 필자는 포맷에 앞서 데이터를 언제 옮겨야 할 지 감히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리 열악한 중국회사지만 이런것도 원인 파악 안 하고 대체 왜 냅둔거지?”라고 생각하며 홈페이지를 찾았는데 FAQ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었다.
응?
아… 연결을 안 했구나.
거추장스러운 케이블 뒤져가며 대충 연결하고 환경설정을 여니까 아주 잘 열린다.
그리고 1시간 30분을 썼는데 빨간색 불 들어오며 몇 초간 작동 멈추는 증상은 전혀 없었다. 물론 와이파이 켠 채로 작업을 했다. 근데 인터넷 속도가 엄청 느려진다(?).
망가스튜디오 : 필압 인식도 잘 되고 아주 잘 먹힌다. 근데 보조 모니터로는 안 해봐서 이때는 잘 모르겠다.
스케치북프로 : 다 좋은데 필압이 인식 되지 않음(아니면 내가 설정을 잘 못한 것일지도… 뱀부는 그냥 필압 인식 되었었는데…)
– 윈도우에서의 사용
* Windows 7 64bit Edition Integrale에서 사용. XP사용자는 문제가 많이 있다고 하며 OS 업글 추천.
특별한 문제는 겪지 않음. 참고로 윈도는 드라이버 설치전에 테블릿을 연결해야 한다.
포토샵 CS 5.5 64bit : 아주 간혹 필압이 안 먹힘(와콤 계열에서도 아주 드물게 생기는 증상인데,
오랫동안 본 결과 이건 주변 전파 영향일 가능성이 커보임), 그 외에 것은 잘 됨.
SAI 툴 : 필압이고 뭐고 아주 잘 됨.
– 공통
색 감 : 일단 액정 전체에 누런끼가 있다.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형용키가 어려운데 대략 맥북 액정과 비교하면 더욱더 그렇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채색 작업에는 무리가 없을 정도라고 생각되지만 민감한 사람이라면 제법 신경 쓰일 것 같다.
발열 : 오래쓰면 하단 우측 부분이 따뜻해진다. 근데 LED를 사용한 센팁의 발열이 이정도면 신티크는 대체 얼마나 뜨거운거?
반응속도 : 의외로 좀 느리다. 본래 테블릿이 이렇게 느린건지는 모르겠는데 펜을 약간만 빠르게 그어도 커서가 따라온다는 느낌이 난다.
소 프트웨어 : 드라이버는 전체적으로 작업하는데 문제는 없는 것 같고, 설정 소프트웨어는 확실히 보기에도 완성도가 많이 떨어진다. 특히 양 옆 익스프레스키 설정도 부족하고 펜 측면 버튼 설정도 매우 부족하다. 뱀부 펜에는 지우개 역할을 하는 버튼이 없어서 측면에 있는 버튼을 지우개로 설정해서 사용했었다. 근데 센팁은 무조건 펜을 거꾸로 쥐어야 한다. 적응을 해야 할 것 같다.
그 외 단점 : 아무래도 AD-BOX를 비롯하여 테블릿 바깥으로 나와있는 요소들이 상당히 거추장스럽다. DVI, VGA, USB까지는 그래도 이해는 하는데, 어댑터가 또 따로 나와있다. 어댑터도 AD-BOX안에 내장했으면 훨씬 좋았을 거란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개인적인 것이지만 촉감이 또 틀려서 적응을… 뱀부는 종이위에 그리듯이 사각사각 거리는 느낌이었지만 이번엔 유리판에 대고 그리는 느낌이어서 좀 이상하다.
– 총평
개인적으로 정말 만족한다. 뽑기를 잘 한 것 같기도 하지만 일단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경제력이 되고 그리고 정말 그림을 컴퓨터로 통해 그리고 싶다면 한 번 추천해볼만하다. 그림 실력이 느는 것이 아니라, 편리해지는 것이다. 고민되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지르는 것이 속 편하다. 그 뒤에 일은? 알 게 뭐야.
PS – 좌측 위 스위치를 이용해서 전원을 끄면 모니터만 꺼지게 되고, 테블릿과 익스프레스 버튼은 그대로 동작한다.